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자살이라는 얘기를 듣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자살'이라는 것에 대한 실망감, 황당함.
젊은 나이에 죽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
현 정권에 대한 분노.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가지 것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죠.

근데 그날은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감했달까요?

하지만 몇일간 대한문 앞을 지나며, 시내 곳곳을 지나며 조금씩 마음이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무엇보다 저의 마음을 가장 흔들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청계광장 옆 작은 화원.
평소에 자주 지나던 그곳에 국화가 놓여있더군요.
"조계사 쪽이 한적하답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이런게 국민들의 진심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정치적 견해와 이익을 떠나...
5년간 대한민국의 대표자였던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국민들의 진심.
대단한 것을 함께 할순 없지만 자신의 것을 조금 내어놓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어제는 밤 늦은 시간까지 대한문 주변에 있었습니다.
사람 참 많더군요.
뉴스화면을 통해 봐왔던 것이지만, 실제 그 공간에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시청광장이 경찰에 의해 막히면서 정동로터리에 모여 추모제에 함께 하던 사람들.
정말 많았습니다.

탄핵 촛불집회가 생각났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았던 사람들.
어제도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지난 대선, 총선때 무얼하다 이제서야 나타났을까 원망도 되더군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장례식장의 사람수를 보면 알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마도 무척 잘살았나봅니다.
전 국민이 이렇게도 마음아파하고 있으니까요.

무감했던 저도,
노무현 대통령을 조문하고자 대한문 앞 4시간 넘게 줄서있는 국민들에 의해...
슬픔에 젖어들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던만큼
당신에 대한 실망과 미움도 컸습니다.
그래서 아마 지난 몇일간 저는 슬프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한겨레21에서 낸 특별판에 있던 문구가 마음에 남습니다.

도덕......비도덕적 인간에게는 도덕성을 요구하지 않고,
도덕적 인간에게는 끝없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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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누구누구 언니처럼 영화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루에 한편씩 영화를 보는 영화광도 아닙니다.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지요.

깊이 있는 영화를 특별히 골라보는 것도 아니지만
추석 때 티비에서나 볼 법한 코믹시리즈를 볼 만큼 가벼운 영화를 보지도 않습니다.
(코미디영화를 비하하는건 아닙니다만 몇몇 코미디영화들은 정말 보고만 있어도 손발이 오그라들게 해서요.)

워낭소리(너무 유명해졌지만)나 송환 같은 다큐영화도 좋아하지만, '~맨' 시리즈라던지, 해리포터 같은걸 챙겨보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지요. ㅋㅋ

여튼.
전 지금 전주국제영화제에 가고 싶습니다.
올해로 10회째라네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잘 아냐구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단지 씨네21을 정기구독하던 시절(2-3년 했었는데...) 전주국제영화제에 가보는 것이 꿈이었죠.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도 가보고 싶긴 합니다.)

사무실에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포스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 자리 뒤 벽에 붙였습니다.
제 자리 뒤 벽은 저의 희망공간이지요.


저의 희망공간을 보겠습니다.

오른쪽 촛불소녀가 있는 포스터는 작년에 언론노조에서 만들었던 포스터입니다.
"검역주권! 언론자유! 우리가 지킵시다!"라고 써있죠.

그리고 그 밑에 YTN관련 미니현수막은 '투쟁 100일 맞이 촛불문화제'와 '후원의 밤'때 제가 만든 현수막입니다.
(노란들판에 현수막을 주문하면 저렇게 미니사이즈를 동봉해줍니다.)
이제...YTN투쟁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YTN때문에 미친듯이 바빴던, 하루에도 선전물을 몇개씩 만들어야 했던 날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촛불옆 파란하늘이 있는 포스터는 터울림 2008 가을굿 포스터입니다.
무척 가고 싶었는데...
'안친한 친구' 김소현의 결혼식이었습니다.
터울림 가을굿을 본게 언젠지...
가고 싶은 마음에 붙여만 놓고 가끔 넋을 잃고 바라봤던 포스터입니다.

그리고 왼쪽 두개가 바로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입니다.
아마도 터울림 가을굿처럼 가고픈 마음에 넋놓고 바라보기만 하겠지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라고 합니다.
그 기간에 전주국제영화제는 커녕 영화관에서 영화나 한편 볼 수 있으면 다행이겠단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근로자의 날'이라며(게다가 연휴!) 룰루랄라 놀러가고 있을지도 모를 5월 1일에, 저는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하루종일 서울 시내 길바닥을 전전하다가 (연휴인 바람에)밤까지 문화제를 사수해야하겠지요.
그래서 영화제에 가고픈 저의 '마음'만 벽에 붙였습니다.

아아...언젠가는 저 희망공간이 '희망'이 아니라 '현실'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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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이름의 집회를 또 하게 될 줄이야.

언제더라...
01년 겨울이던가 02년 겨울이던가 하여간 날씨 추운 어느날.
부시가 왔다.

내 기억은...
정말 미친듯이 서울시내를 뛰어다녔다는 것과.
달리기가 느린 나는 분명 젤 앞에 있던 서총련(그것도 동총련!) 대오에 있었는데 한참 뛰다보니 남총련과 뛰고 있었다는 것. -_-;
그리고 그 남총련 TG는 서울지리를 몰라 그 뒤의 대오가 긿을 잃었다는 것.
(깃돌이와 TG의 대화를 들어버렸다 ㅠ_ㅠ)
그리고 열라 뛰다가 지하철 타고 이동하다가 나와서 동뜨고를 반복했다는 것.
무.진.장 힘들었다는 것이다.

여튼...
2008년 8월 5일에도 부시방한반대투쟁을 벌였고, 난 또 그 자리에 있었다.
어제 집회는 여느 촛불집회처럼 평화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왜냐...
평화롭게 행진하거나 앉아있는데도 경찰들이 계속 밀고 들어오는거다.
정말 이상했다.
평소에는 마찰이 생겨도 서로 실랑이하다가 일이 커지는 경우였는데 어제는 말 그래도 '들이댔다'
살수차에선 붉은 색소가 섞인 물이 뿌려지고, 경찰든은 인도고 차도고 사람들을 연행했다.
인도에는 그냥 지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무조건 잡아들였다.

뛰고, 걷고를 반복하는 집회.
우린 분명 싸우며 나아가는게 아니라 계속 쫓기고 있었다.
아...부시가 대단하긴 하구나.

여튼 11시 즈음까지 행진하다가...
달리기가 느린관계로 잠시 몸을 피했는데 그 사이 대오를 잃었다.
그리고 합류하려고 했으나 체력이 바닥나서 쫓아갈 수 없는 지경.
그리하여 집에 먼저 귀가했더니 12시더라.

온몸이 쑤시고, 피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듯 하다.
부시새끼.
왜 온거야 대체! 힘들잖아!


덧붙임.
오늘 출근길에 남대문에서 경복궁 앞까지 도로변 양쪽으로 빼곡히 전경차가 서있었다.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전경차도 있더라.
경기에서만 온게 아니라 정말 전국에서 올라온 모양이다.
참내...

덧붙임2.
부시새끼는 우리의 몸도 힘들게하고, 대한민국도 힘들게 한다.
MB와 함께 한미공조를 공고히 하고, 대북핵폐기를 긴밀히 협조하며, 북한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한다나?
나 원.
살 수가 없다. 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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